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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별 육아

생후 8개월, 물건에 대한 집착, 괜찮은 걸까요?

by 육아가이드 2025. 7. 19.

이제는 손에 쥔 것을 쉽게 놓지 않아요

생후 8개월이 되면 아기들은 손으로 물건을 잡고, 쥐고, 탐색하는 능력이 빠르게 향상됩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어떤 장난감이나 물건이든 손에 넣으면 오래 붙잡고 있으려 하고, 다른 사람이 가져가려 하면 울거나 강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특정 장난감이나 물건에 과하게 집착하는 듯한 행동도 보여 부모님이 “이렇게 집착해도 괜찮은 걸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중 하나입니다. 아기의 뇌는 물건을 인식하고,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개념을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물건을 쥐는 행위는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자율성과 소유 개념, 자기 통제력의 초석이 되는 중요한 경험입니다.

생후 8개월 물건에 대한 집착

 

왜 갑자기 집착이 심해졌을까요?

생후 8개월경은 아기가 ‘대상 지속성’ 개념을 발달시키는 시기입니다. 이는 어떤 물체나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장난감이 눈앞에서 사라지면 금세 잊었지만, 이제는 그 장난감이 여전히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찾으려는 시도가 늘어납니다.

 

이와 함께 아기는 점점 “내 것”이라는 개념을 갖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손에 쥔 물건이 누군가에 의해 빼앗긴다고 느끼면 강한 불안을 표현하게 되며, 이는 일종의 소유 의식과 연결된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또한 감각 자극이 강한 장난감, 부드러운 천, 냄새가 익숙한 물건 등에 애착을 가지기도 하는데, 이는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쥐고 놓지 않으려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기가 물건을 쥐고 집착하는 모습은 어른의 눈에는 ‘고집’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의사 표현의 한 방식이며 아기의 감정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억지로 물건을 빼앗거나 “그만해”라고 단호히 말하기보다는, 아기의 감정을 인정한 후 자연스럽게 대체하거나 전환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숟가락을 쥐고 밥을 먹지 않으려 할 경우, “숟가락이 재미있지? 이제 밥 먹고 또 놀자”와 같은 방식으로 말하며 관심을 다른 활동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는 비슷한 질감이나 기능을 가진 다른 장난감을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기의 감정과 관심을 억누르기보다는, 인정하고 유연하게 전환하는 접근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된 자기 조절력 발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집착’이 아니라 ‘탐색’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기의 특정 물건에 대한 집착이 정서적으로 문제 있는 행동이 아닐까 걱정하지만, 이 시기의 아기에게 있어 물건에 대한 관심은 탐색 행위의 일환입니다. 아기들은 다양한 감각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있으며, 만지고, 물어보고, 흔드는 과정을 통해 물건의 속성을 하나하나 익히고 있습니다.

 

특히 생후 8개월은 시각, 청각, 촉각이 통합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장난감의 재질, 소리, 모양에 대한 반응이 매우 민감하고 세심해집니다. 물건을 반복해서 바라보거나, 입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는 행동은 뇌의 감각 통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건에 대한 ‘집착’은 이상 반응이 아니라, 뇌의 발달과 학습 과정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감각 놀이와 탐색의 중요성

아기의 감각 자극 욕구를 건강하게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놀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딸랑이, 천, 고무 장난감, 여러 재질의 책 등은 아기의 탐색 욕구를 자극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집착을 보이는 물건이 있다면, 비슷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대체 물건들을 함께 제시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부모님이 함께 놀이에 참여해 주며, “이건 부드럽네”, “이건 차가운 느낌이야” 등 감각과 언어를 연결해 주는 말들을 자주 들려주는 것도 아기의 인지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감각 놀이를 풍부하게 경험한 아기일수록, 특정 물건에 집착하기보다는 다양한 자극을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관심을 확장시켜 나가게 됩니다.

 

물건을 던지거나 집어던지는 행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후 8개월 무렵에는 물건을 던지는 행동도 자주 나타납니다. 이는 단순한 ‘말 안 듣는 행동’이 아니라, 물건을 놓거나 떨어뜨리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아기는 물건이 바닥에 떨어질 때 나는 소리, 부모의 반응, 손에서 놓는 감각을 통해 다양한 자극을 경험합니다.

 

이런 행동은 발달상 매우 일반적이며, 당장 억제하기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 위험하거나 부적절한 물건을 던질 경우에는 단호한 목소리로 “이건 던지는 게 아니야. 이건 이렇게 만지는 거야”라고 알려주는 방식으로 아기의 행동을 수정해 나가야 합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과도하게 제지하기보다는, 반복적인 설명과 상황에 맞는 대체 행동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육자의 대응이 장기적 습관을 만듭니다

아기의 감정과 행동은 부모의 반응에 따라 확산되거나 조절됩니다. 물건을 쥐고 우는 아기에게 “그거 하지 마”라고 즉각 제지하면 아기는 더 강한 표현을 하게 되고, 부모는 점점 더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감정을 인정해 주는 말 한마디가 중요합니다. “그거 너무 좋아서 계속 가지고 싶었구나”처럼 감정을 받아주면서도, “이제 이걸로 바꿔서 놀자”라며 유도하는 대화는 아기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기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전부이기에, 소유에 대한 욕구는 매우 강렬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여유로운 대응과 반복적인 설명은 아기가 서서히 자기 조절 능력을 키워가도록 도와주는 밑거름이 됩니다.

 

특정 물건에 지나치게 집착할 땐?

대부분의 경우 아기의 물건 집착은 일시적이며 자연스럽게 지나갑니다. 하지만 드물게 특정 물건 외에는 모든 것을 거부하거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현저히 낮은 경우에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물건을 손에 쥐지 않으면 식사, 수면, 놀이 등 모든 활동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감각 통합에 어려움을 겪는 아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단순한 성격 문제로 보지 말고, 소아 발달 전문가나 감각 통합 치료사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에 적절한 접근을 하게 되면 아기의 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생후 8개월은 아기가 세상과 본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시기이며, 물건에 대한 강한 관심은 성장의 한 과정입니다. 이 시기의 물건 집착은 불안하거나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 아기의 감각 탐색과 소유 개념, 자기표현의 시작으로 보아야 합니다. 부모님은 아기의 감정을 부정하기보다는 존중하고, 다양한 자극과 놀이로 아기의 경험을 넓혀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아기의 반복적인 행동에 인내심을 가지고 반응해 주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탐색이 쌓여 결국 아기의 자기 조절 능력, 인지 발달, 정서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