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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별 육아

12개월 이후의 전환기 : 유아기로의 첫걸음

by 육아가이드 2025. 7. 22.

돌잔치 이후, 새로운 시작

생일잔치를 마치고 나면, 많은 부모님들은 한숨을 돌리는 동시에 새로운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제 이 아이는 더 이상 ‘갓난아기’가 아니며, 세상과 보다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유아기’로 접어들었음을 실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걷고, 간단한 말을 하며, 자신의 의사를 강하게 표현하려는 아이를 보며 기특함과 동시에 당혹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시기는 단순히 나이로 ‘1세’가 된 것을 넘어서, 생활 전반에서 아기의 행동과 반응이 급변하는 전환기입니다. 부모의 육아 방식 역시 이에 맞춰 달라져야 하며, 발달·양육의 우선순위를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12개월 이후 전환기 유아기 첫걸음

 

신체와 운동 발달의 도약

돌 무렵 아이들은 대부분 서거나 걷기 시작하고, 일부는 뛰는 시도까지 보입니다. 손의 사용도 정교해지면서 수저를 잡아먹으려 하고, 작은 블록을 쌓거나 책장을 넘기는 등 세심한 동작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전신을 이용한 활동 욕구가 매우 강해지므로, 좁은 실내 공간에만 머무르게 하기보다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자주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걷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올라가고 내리며 균형을 잡는 등의 운동이 많아지므로 실내외 모두에서의 안전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계단, 가구 모서리, 바닥의 미끄러움 등 주변 환경을 다시 점검해 보고,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이되 위험하지 않은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언어와 의사소통의 급성장

12개월을 기점으로 아기의 언어 이해력은 더욱 높아지며,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부모의 말뜻을 점차 알아듣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공 가져와”라고 말하면 실제로 공을 찾거나 가져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는 단어를 따라 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며, 의미 있는 단어를 점차 말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언어 발달은 단지 ‘말하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사회적 관계 맺기와 감정 표현 능력의 토대가 됩니다. 아이가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부모의 말을 반복적으로 듣고 맥락을 이해해 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말로 설명하고, 질문하고, 기다려주는 방식으로 아이의 언어 환경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세요.

 

애착의 재확인과 감정의 확장

이 시기의 아이는 여전히 부모에 대한 강한 애착을 유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장하려는 욕구도 점점 커집니다. ‘떼쓰기’처럼 보이는 행동도 늘어나고, 갑작스러운 감정 폭발로 인해 부모가 당황스러운 순간도 많아집니다. 이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오히려 감정의 폭과 감정 조절 능력이 발달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무조건 달래거나 억누르려 하기보다,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이름 붙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속상했구나”, “그게 하고 싶었구나”와 같은 말은 아직 언어가 미숙한 아이에게도 충분한 위로가 됩니다. 동시에 부모가 일관된 기준과 반응을 보여줄 때, 아이는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서서히 배워갑니다.

 

자율성의 시작, 양육방식의 재점검

이 시기부터 아기는 스스로 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밥을 혼자 먹고 싶어 하거나, 신발을 혼자 신으려 하고, 원하는 장난감만 가지고 놀려는 등의 모습이 자주 관찰됩니다. 때로는 고집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자율성의 초기 신호로 매우 중요한 발달 과정입니다.

 

부모는 이 자율성을 무조건 수용하거나 억제하는 대신, 상황에 맞게 조율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혼자 밥을 먹겠다는 아이에게는 숟가락을 하나 더 제공하거나, 먹기 쉬운 반찬을 따로 준비하여 성공 경험을 늘려주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시도를 존중하면서도 안전과 효율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감각입니다.

 

생활습관과 양육 리듬의 조율

하루 일과가 점점 정돈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낮잠 시간, 식사 시간, 수면 루틴이 점차 예측 가능해지면서 부모 역시 일정한 리듬을 갖고 육아를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그러나 이 시기 역시 다양한 변수로 인해 리듬이 자주 깨지기도 하므로, 융통성과 반복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특히 잠자기 전 루틴은 매우 중요합니다. 일정한 순서와 신호(책 읽기, 불 끄기, 조용한 음악 등)를 반복함으로써 아기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며 수면으로 전환하는 법을 배웁니다. 잠자리에서 울거나 뒤척이는 것은 흔한 일이므로, 이를 실패나 이상 징후로 보지 말고 차분히 기다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양육자의 감정과 태도의 중요성

돌 이후 아이는 단순히 신체나 언어 능력만이 아니라, 부모의 표정과 감정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부모가 웃고 있는지, 화를 냈는지, 피곤한 상태인지 등을 빠르게 감지하고, 그것을 기준 삼아 자신의 반응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민감성은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양육자의 불안이나 피로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부모 자신의 감정 상태를 돌보고 조절하는 일이 결코 사치가 아닌, 육아의 중요한 일부라는 점을 다시 인식하는 시점입니다.

 

끝나지 않은 여정의 새로운 출발

돌 이후의 시기는 많은 부모들에게 하나의 이정표이자 도전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이제 아기는 한 명의 ‘작은 인간’으로서,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고 세상과의 상호작용을 확장해 나가려 합니다. 이 여정 속에서 부모는 단지 보호자가 아닌, 안내자이자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완벽한 반응이나 이상적인 육아 방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발달 단계와 신호를 유심히 관찰하며, 그것에 맞춰 부모 자신도 유연하게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이 새로운 유아기의 시작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조급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조금 느슨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마주해 주시기를 권합니다.